본문 바로가기
우리집이야기

누군가에겐 특별한 존재

by 머릿속일기장 2022. 4. 15.
반응형

솜뭉치가 묻은채 누나만 바라보는 노랑이

이 아이는 제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집 첫째 노랑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노랑이와의 인연은 참 특별합니다.
아 이게 인연이구나 싶은 느낌을 혹시 느껴보신 적 있으세요?
전 어릴 적부터 동물을 많이 키웠습니다. 특히 멍멍이들이요. 아빠가 강아지를 좋아하셨거든요.

고양이는 늘 거부감이 있었어요. 주택에서 살았는데 집 지하실에서 늘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나고 한 번은 고양이가 심하게 할퀴어 그 뒤로 무서움도 생겼거든요.

그렇게 고양이에 대한 두려움은 항상 있고 시간을 흘러 제가 가게를 시작하고 얼마 안 됐을 무렵 고양이를 다르게 보는 일상이 벌어졌습니다.

먹지 못해 아주 말른 고양이 모녀를 보고 마음에 걸려 밥을 주면서 멀리서 지켜보기 시작했는데 점점 그 두려움이 사라지기 시작한 거죠. 그러면서 점차 밥 주는 범위가 넓어지고 주는 아이들도 많아졌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쯤 노랑이를 만났습니다.

원래 밥을 주던 고양이가 어느날 갑자기 데리고 나타난 자그마한 노란 치즈 고양이.

약간의 낯가림은 있으나 장난이 많은 귀여운 치즈 고양이.

이 녀석을 본 순간 ' 아 넌 나랑 분명히 인연이 있을 거 같다 '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어느 날부터는 저만 졸졸졸 따라다니며 저를 보러 가게까지 찾아오고 아예 가게 뒤편에 자리를 잡고 살림을 차리더라고요. 사실 고양이 중성화시킬 때 굉장히 힘든데 이 녀석은 그냥 안고 가서 시켰습니다. 하하

 

중성화 후에는 아픈지 무릎에 까지 앉더라고요. 그거 아시죠? 고양이가 무릎에 앉는다는 건 정말 신뢰가 두터울 때 하는 행동인데 그것도 안 하는 고양이가 많아서 정말 애교가 많은 경우에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녀석 응석을 부리듯 무릎에 앉아 품에 파고들곤 했습니다. 

 

집에 데려가야지 결심을 했던 건 이 녀석이 다쳐서 온날이었습니다. 이마와 눈 쪽이 심하게 다쳐서 저를 찾아왔습니다.

뭔가 돌에라도 맞은 것처럼 찢어진 상처에 피가 나고 있었습니다. 놀란 마음에 데리고 병원에 가서 치료부터 했고 더는 위험한 길에서의 생활을 두고 볼 수 없어 가족으로 지내고 싶은 마음에 데려오게 됐죠.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이 녀석이 제가 제일 힘들 때 유일하게 곁을 지켜준 녀석이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때 저는 한창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고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 때였는데 제가 울음을 터뜨릴 때면 이 녀석이 다가와 제 손을 핥아주거나 제 무릎에 앉아 저를 빤히 쳐다보곤 했었습니다.

그런 행동들이 오히려 저에게는 엄청난 위로가 됐고 이 녀석을 내가 끝까지 책임져주면 좋겠다고 느꼈습니다.

 

어느 누구에겐 지나가는 길고양이였더라도 저에게는 유일하게 저를 버티게 해 준 존재였고, 저를 웃게 해 준 존재였습니다.

그렇기에 정말 특별하고 소중한 저의 하나뿐인 노랑이입니다. 사랑해 노랑아 

반응형

'우리집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궁내막 증식증 또 발병했다  (0) 2022.04.15
게임을 하고 싶다  (0) 2022.04.15
엄마의 하나뿐인 선물  (0) 2022.04.14
티비중독 고양이  (0) 2022.04.13
횟집에서 생일파티  (0) 2022.04.1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