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글쓴이입니다.
오늘은 사랑하는 저희 엄마가 떠주신 가방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백팩을 매기가 너무 힘들다는 말에 저희 엄마가 가방을 하나 만들어주셨습니다. 무척 예쁘죠?
다 손뜨개로 만들어 주신 겁니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가방입니다.
원래부터 뜨개질을 좋아하시고 손으로 하는 것은 뭐든 잘하시는 엄마는 처음에는 손녀딸들을 위해 많이 떠주시고 모자도 만들어주시고 했는데 저희 언니가 눈치 없이 "엄마 이거 모자가 짧잖아, 이거 별로야" 이 한마디에 저희 엄마가 두 번 다신 안 떠주십니다. 언니가 눈치가 없었죠. 바보
그래도 엄마가 한 땀 한 땀 떠주시는 건데 이쁘든 안 이쁘든 이쁘다고 해야지 언니는 눈치 꽝인 것 같습니다.....
여름용 가방이라 가볍고 제가 조금 크게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아주 크게 만들어주셔서 맘에 꼭 듭니다.
이번 여름에는 이 가방만 들고 다닐 거 같네요. 재질도 약간 뭐라고 해야 할까요? 까슬까슬한 재질이라 좋고 밑에도 각지게 해 주셔서 안에 물건이 엉망으로 되는 걸 방지할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희 엄마는 어릴 때부터 머리끈부터 속옷, 겉옷까지 많이 만들어주셨습니다.
겨울에 입는 조끼 같은걸 떠주셨죠. 속옷도 천을 사다가 만들어주시곤 했습니다..
그래서 여름에 입는 하늘하늘한 나시 같은 옷이 있는 진짜 시원하고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짠! 머리끈 예쁘죠? 요즘은 이렇게 떠서 가끔 여자 손님에게 하나씩 드리고 있어요.
좋아하는 손님도 있으시고 뚱한 손님도 있는데 솔직히 뚱한 손님은 다시 뺏고 싶어요.
특히 외국인 손님은 좋아하시더라고요. 엄마가 "핸드메이드 핸드메이드"라고 하면 "오 뷰티풀"하면서 엄마랑 바디랭귀지 하는데 아주 재미있답니다.
근데 엄마는 이렇게 손재주가 좋은데 저는 엄마를 닮지 않아서 이런 걸 전혀 못합니다. 흑흑
언니나 동생은 그나마 손재주가 좋아 미대도 다녔고 엄마처럼 뜨개질 같은 것도 꽤 하는데 저는 이런 걸 전혀 못하겠더라고요. 엄마가 매번 " 아빠랑 똑같이 생겨서 무재주 구만!" 하고 놀리십니다.
저도 닮았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저는 뜨개질에 실조차 제대로 꼬으는 방법을 몰라 엄마가 저희 딸 셋을 앉혀놓고 가르쳐주실 때 매번 저만 혼났던 게 기억나네요.
사실 엄마가 뜨개질을 저희 어릴 때까지만 하셨는데, 그렇게 안 하시다가 요 근래 다시 시작하신 이유는 엄마가 뇌출혈로 쓰러지신 후 왼쪽이 마비가 되셔서 손가락 운동을 하기 위해 처음에 다시 시작하게 되셨습니다.
이 뜨개질을 하면서 엄마의 손이 그나마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마비가 있는 환자이기에 뜨개질 같은 정교한 작업은 엄청 힘들거든요.
그래서 요즘 엄마가 만든 모든 게 더 특별하게 느껴지나 봅니다.
엄마가 만들어준 이 가방, 사실 아까워서 안 쓸 거 같습니다.. 엄마의 정성이 너무 많이 들어간 걸 알기에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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